Blue Haze - Miles Davis (1954, Prestige)

마일즈 데이비스가 지독한 마약의 고리를 끓고 돌아와 레코딩한 첫 작품. 그야말로 헤로인 중독의 '블루헤이즈'에서 돌아온 셈이다. 첫 곡인 "I'll Remember April"은 1954년 4월 3일에 녹음된 곡으로, 사실 이 날 레코딩한 곡들이 후속 앨범인 Walkin'의 절반을 채우고 있다. 나머지 수록곡들은 1953년 5월 19일과 1954년 3월 15일에 녹음된 결과물들이다.

이 앨범에서 주목할 것은 마일즈 데이비스의 앨범으로는 드물게 쿼텟으로 연주된 곡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. 첫 곡을 제외한 나머지 일곱곡이 쿼텟으로 연주되었다.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찰스 밍거스의 참여인데, 그것이 베이스가 아니라 피아노라는 점이다. 마일즈 데이비스와 찰스 밍거스가 공동으로 작곡한 "Smooch"에서 찰스 밍거스의 피아노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. 이외에도 어김없이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세션으로 참여했다. 마일즈 데이비스가 "Blue Haze"를 녹음할 때 블루지한 필을 충분히 받기 위해 녹음실의 전등을 다 꺼달라고 부탁했는데, 동료들이 "마일즈, 그러면 네 얼굴이 보이지 않아"라고 농담을 던졌다는 일화도 전해진다. 마일즈 데이비스는 흑인치고도 특히 피부가 검었기 때문이다.

전성기 마일즈 데이비스 퀸텟시절의 앨범들과 비교하면 존 콜트레인(John Coltrane)이나 웨인 쇼터(Wayne Shorter)와 같은 테너맨들의 지원사격이 없기 때문에 사운드가 다소 허전한 느낌도 지울 수 없지만, 마일즈 데이비스가 유일하게 쿼텟으로 녹음한 작품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감상하면 좋을 것이다. 퍼시 히스(Percy Heath)의 나른한 베이스로 시작해 마일즈 데이비스의 끈적한 트럼펫으로 이어지는 타이틀곡 "Blue Haze"가 앨범 가운데 가장 들을만 한 곡이 아닐까 생각한다.

Track listing

1. I'll Remember April (7:55)
2. Four (4:03)
3. Old Devil Moon (3:24)
4. Smooch (3:06)
5. Blue Haze (6:12)
6. When Lights are Low (3:29)
7. Tune Up (3:56)
8. Miles Ahead (4:28)

Personnel

Track #1 (April 3, 1954):
Miles Davis - trumpet
David Schildkraut - alto saxophone
Horace Silver - piano
Percy Heath - bass
Kenny Clarke - drums

Track #2, 3 and 5 (15 March 15, 1954):
Miles Davis - trumpet
Horace Silver - piano
Percy Heath - bass
Art Blakey - drums

Track #4, 6 and 8 (May 19, 1953):
Miles Davis - trumpet
John Lewis - piano (not on "Smooch")
Charles Mingus - piano ("Smooch" only)
Percy Heath - bass
Max Roach - drums